입맛을 돋우고 인간관계도 돈독하게 만드는 술, 하지만 지나치게 마시면 독이 되죠. 오늘은 술에 관련된 이야기예요.
술에 관련된 다양한 역사 속 이야기들.
조선시대 왕 중 술을 가장 좋아했던 왕은? 바로 조선 7대 왕 세조입니다. 세종의 둘째 아들인 세조.
조선왕조실록의 술자리 기록 약 1000건이 있는데 그중 절반이 세조실록에 기재되어있다고 해요.
조선시대 술 전성기. 술독에 빠진 세조시대.
임금 세조는 신하들의 진심을 술로 테스트했다고 해요. 양정이라는 무신이 임금과의 술자리에서 벌인 큰 실수가 있는데 세조가 자신에게 준 관직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양정. 만취한 양정이 임금에게 말하길.
세조의 아버지인 세종대왕, 학문과 지혜의 왕인 세종 하지만 아들 세조는 술독에 빠져버렸다?
세조의 술자리 이야기를 위해 꼭 필요한 키워드가 계유정난이에요.
계유정난은 1453년 수양대군이 왕위를 빼앗기 위해 일으킨 난이에요.
수양대군은 왕이 될 수 없는 위치에 있는데 임금의 자리를 이을 세자는 대개 맏아들이 받았죠. 세종의 뒤를 이은 문종은 몸이 약하여 2년 3개월 만에 병사하게 되죠. 왕위에 오르게 된 14세 어린 단종, 그리고 단종의 삼촌인 수양대군.
권력욕심이 대단했던 그. 왕이 될 상인지 궁금해했던, 조선 최고 지략가인 이 사람을 앞세워 계유정난을 성공시키죠. 바로 압구정 한명회. 자신의 호를 따서 붙인 정자의 이름이 압구정이라고 해요. 한명회를 앞세운 계유정난으로 왕이 된 수양대군. 단종을 폐위시키고 왕위에 앉을 명분이 없었죠.
자신의 집권을 반대하는 세력이 있는 집현전을 폐지하고 영월로 유배를 간 단종은 결국 죽임을 당하고 말죠. 사육신과 생육신으로 불리는 충신들은 끝까지 단종의 복위를 꿈꾸고 굉장히 혼란스러운 시대였죠.
민심을 얻기 힘들었던 재위 직후, 이 혼란한 시대에 세조가 술을 즐겼다?! 왕위에 오를 정통성이 없었던 세조는 정난의 공신들과 단합하기 위해 술을 이용합니다. 정치적으로 술자리를 이용한 세조.
끈끈함과 돈독함이 생기는 세조의 편에 선 신하들, 왕과 함께하는 영광스러운 술자리가 더해질수록 충성심이 깊어질 수도, 술자리로 세조와 공신들은 서로 좀 더 친해질 수 있는 분위기였을까요? 그렇기에 신하들과의 술자리 이야기가 많은 세죠.
세조의 측근이었던 신숙주는 당시 영의정이었는데 새로 온 우의정 구치관은 세조의 즉위를 도운 서예가예요. 새롭게 정승이 된 구치관을 위한 술자리죠. 임금이 구정승이라고 부르죠. 두려운 부름이었는데, 구치관 정승 말고 구정승 신숙주.
불러도 답을 할 수 없는 두 정승, 왕이 이렇게 장난을 치곤 했다고 해요.
세종의 훈민정음해례본을 쓴 조선 초기의 문신인 정인지는 세종, 문종, 단종, 세조, 예종, 성종 통틀어 관직을 지낸 인물이에요. 세조의 반정을 도운 공신 중 한 명인 정인지는 술을 많이 마시면 실수를 하는 타입이에요.
세조보다 21세가 더 많은 정인지, 술을 마시고 세조에게 말실수를 합니다.
당시 시대상으로는 용납될 수 없는 언사죠. 그리고 4개월 뒤에, 7개월 뒤에 또 반말을 합니다. 그게 정인지의 술버릇인데 어찌 문책하겠느냐 했지만 계속 그러기에 이제 감싸주기도 애매할 지경, 결국 자리에서 내려오게 된 정인지.
하지만 항성 너그럽지만은 않았던 세조의 술자리.
술의 힘을 빌려 속마음을 말하기도 하는 사람들, 신하들의 속마음을 떠보는 자리로 활용했던 세조의 술자리.
여느 날처럼 계유정난의 공신들을 모아 연회를 연 세조. 계유정난의 공신인 양정은 함께했지만 평안도 절제사로 북방에 파견되었죠. 자신을 변방의 지역으로 보낸 것에 점점 불만이 커졌죠.
기분 좋은 술자리에서 선을 넘는 발언을 들은 세조. 술자리에서 너그럽지만 이건 참을 수 없는 상황이죠.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린 양정은 결국 참수당합니다. 신하의 충성심을 확인하는 자리로 사용한 세조의 무서운 술자리. 하지만 선을 넘지만 않는다면 너그러이 용서한 세조.
세조의 충신들에게는 굉장히 즐거웠을 술자리죠. 술을 여러 방식으로 사용했던 세조의 정치.
세조 시대에만 있었던 것이 아닌 술자리 이야기들, 다른 왕들에게도 다양한 술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죠.
뛰어난 문장가인 손순효. 국무회의 시간에 만취한 채 입장합니다. 업무시간에 이미 술에 취해 있었던 손순효를 본 성종은 국서를 써보라고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기가 막히게 잘 써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주 만취한 손순효를 본 성종은 계주령을 내립니다. 술을 경계하라는 명령, 그리고 손순효에게 성종이 계주령을 내리며 준비한 선물이 은잔이에요.
그런데 또 만취돼서 온 거예요.
임금이 준 은잔을 은장을 시켜 대접으로 만든 손순효.
적당한 음주를 위해 절제를 실천한 선조들의 지혜.
드라마 거상의 모델인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중인 출신인 거상, 끝없는 욕심을 경계하고 절제한 임상옥.
자신의 책상 위에 항상 올려둔 잔이 바로 계영배입니다.
술이 잔에 가득 차게 되면 밑으로 모두 새어버리는 잔. 잔의 2/3 정도를 유지해야 술을 마실 수 있습니다.
이거 슈롭에서 김혜수가 설명할 때 나온 잔이네요?!
술이 기준점을 넘어가는 순간 압력에 의해 아래로 빠져버리는 방식이에요. 조선 최고의 거상 임상옥이 꼭 곁에 둔 게 계영배인데 중인 출신임에도 막대한 부를 이룬 그. 계영배를 보며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매번 경계하는 것. 자신의 거만과 탐욕을 경계한 그는 계영배를 보며 자신의 욕심을 절지 시켰죠.
절제하며 마시는 것이 중요한 술. 세종의 계주교서는 백성들에게 술을 경계함을 권하는 세종의 교서인데
술을 마시되 자신을 망치는 정도는 먹지 말고 적당히 마시며 즐기라는 세종의 뜻.
연말을 맞아 술자리가 많은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내용이죠. 절제의 의미를 기억하고 행복한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출처: tvN 프리한 닥터 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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